[영화추천] 부산행
- 영화추천/2010년~2019년
- 2016. 8. 7. 11:10
[영화추천] 부산행
제목 : 부산행
분량 : 118분
장르 : 액션, 스릴러
감독 : 연상호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2016년 7월 20일 개봉
1. 개요
'돼지의 왕', '발광하는 현대사' 등 사회비판적 애니메이션을 주로 연출했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첫 실사 영화. 한국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평론가들의 평가와 일반 관객들의 반응 양쪽 모두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고, 흥생 성적도 폭발적이다. 개봉첫 날 86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고, 개봉한지 불과 3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개봉 18일차인 8월 6일 기준, 981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으며, 이변이 없는 한 2016년 최초의 1,000만 관객 영화가 될 전망이다.
참고로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출은 본 작품과 마찬가지로 연상호 감독이 맡았고, 2016년 8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2. 시놉시스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덮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442km. 지키고 싶은, 지켜여만 하는 사람들의 극한의 사투!
3. 등장인물
4. 개인적인 평가
영화 '부산행'은 한국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이며, 국내에서는 다소 매니악하게 여겨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이다. 이러한 신선한 시도에 더해 연상호 감독의 특이한 이력이 화제를 불러모았는데, 알다시피 연상호 감독은 주로 사회비판적인 애니메이션 작품을 연출하던 감독으로, 그의 전작인 돼지의 왕(2011), 사이비(2013), 발광하는 현대사(2014) 등은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었던 여러가지 소재들을 그만의 화법으로 풀어낸 사회비판 작품들이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실사 영화의 영역에 발을 들인 것이 바로 '부산행'이다.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덮은 아비규환 속 부산행 KTX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본 영화는 경부선의 주요 역들인 서울역, 천안아산역, 대전역, 동대구역 등을 거치며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국 영화의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예산의 규모도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장르의 다양화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쳐도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의 갈길은 여전히 멀다. 그도 그럴 것이 할리우드 영화의 제작 규모에 비하면, 국내 영화의 그것은 여전히 큰 갭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가, 제작 노하우도 그들을 따라가기엔 아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보고 자란 대다수의 관객들의 눈은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져서 왠만한 수준의 특수효과와 대규모 군중씬으로는 큰 감흥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하물며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 장르라니.... 영화가 개봉하기 전, 많은 관객들이 시도 자체는 신선하지만, 과연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정작 영화가 공개되자, 불안섞인 의구심은 대체적으로 긍정으로 바뀌어나갔다. 실제로 영화는 영화의 무대를 KTX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설정함으로써 제작 규모에 대한 부담을 덜었고, 좀비물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출은 영화의 전개를 매끄럽게 해주었다.
물론 이번 작품 역시 연상호 감독이 기존에 고수하던 사회비판적 메세지가 존재한다. 극중 캐릭터 용석은 대한민국 이기주의 세대의 표상으로 그려지는데, 그는 위기의 상황에서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로 남을 희생하는 등 지극히 현실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그는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의 모습이 그와 같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KTX 기장은 영화의 주무대인 KTX를 부산까지 운행하게 되는데, 시시각각 변화하는 악조건 속에서 관제소와 끊임없이 교신을 시도하며 그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려 한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통신이 여의치 않자 경험에 의거한 독단으로 부산으로 직행할 것을 결심하며 부산으로 향하는 길을 열게 된다. 그는 극중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영웅적인 인물이지만, 실제로 보면 여러모로 소시민적이며,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하지만 직업정신이 투철한 인물이다. 간단히 말해서 그는 예상치 못한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진정한 직업정신이 뭔지 깨닫게 해주는 교훈적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본 영화를 연출하면서 연상호 감독은 과거 그가 활동하던 무대보다는 더욱 대중적인 메이저로 올라오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그의 특유의 색체가 다소 약해졌다는 감이 없지 않다. 때문에 그의 과거 작품들에 호평하던 여러 평론가들은 '부산행'에 다수 포함된 신파요소를 예로 들며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서까지 이런 걸 봐야되나"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간판과 함께 더불어 안게 된 불안감 때문인지, 기존 좀비물들의 클리셰들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 것도 일부 관객들에겐 아쉬움을 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를 보다보면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상대적으로 부족한 CG들 때문인지 더더욱 여타 좀비물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부산행'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다. 그리고 이러한 바탕에는 평소 애니메이션 무대에서 활동하며 생각의 폭을 넓혀왔던 연상호 감독의 내공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할리우드 영화로 인해 높아질대로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특수효과와 난무하는 클리셰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KTX로 무대를 한정하고, 이를 통해서 제한된 공포를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한 점, 그 안에서 장르의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준수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 점 등은 그야말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8.3점/10.0점
(사진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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